된장 항아리 고르는 법 – 처음 구입할 때 알아야 할 것들

된장을 직접 담가보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게 항아리였어요.

플라스틱 용기로 해도 된다고는 하는데, 막상 된장을 담근다고 마음먹으니 제대로 해보고 싶더라고요. 항아리에 담긴 된장이랑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된장이 같을 리 없잖아요. 수천 년을 이어온 방식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. 그래서 항아리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는데, 생각보다 알아야 할 게 많더라고요. 처음 구입할 때 몰라서 헤맸던 것들, 된장 항아리 고르는 법 같이 나눠볼게요.

왜 항아리여야 할까요?

항아리가 된장 담그기에 좋은 이유는 딱 하나예요. 숨을 쉬거든요.

옹기는 흙을 빚어 구운 그릇인데,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구멍들이 있어요. 이 구멍들 덕분에 공기가 통하고, 온도 변화에도 자연스럽게 반응해요. 여름엔 시원하게, 겨울엔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거죠. 된장이 발효되려면 적절한 온도와 공기 순환이 필요한데, 항아리가 그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주는 거예요.

플라스틱 용기는 밀폐가 되다 보니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, 온도 조절도 어렵다고 해요. 물론 플라스틱으로도 된장을 담글 수 있지만, 맛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.

수백 년을 이어온 이유

우리 조상들이 수백 년 동안 항아리를 써온 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.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라, 발효 식품을 가장 잘 익힐 수 있는 그릇이기 때문이에요. 된장뿐 아니라 간장, 고추장, 김치까지 발효 식품 대부분이 항아리와 함께해온 건 그만큼 검증된 방식이라는 뜻이죠.

항아리 종류, 뭐가 다를까요?

항아리를 처음 알아보면 종류가 생각보다 많아서 헷갈려요.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.

전통 옹기 항아리

가장 기본적인 항아리예요. 황토 흙으로 빚어 전통 방식으로 구운 것으로, 숨구멍이 잘 살아있어 발효에 최적이에요. 색깔은 짙은 갈색이나 회색을 띠는 경우가 많아요. 가격은 조금 있지만 오래 쓸 수 있고, 된장 맛도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.

유약 옹기

겉면에 유약을 발라 구운 항아리예요. 표면이 매끄럽고 광택이 나서 보기에 예뻐요. 그런데 유약이 숨구멍을 막아버려서 전통 옹기보다 통기성이 떨어져요. 된장보다는 물이나 곡식을 보관하는 용도로 더 많이 쓰여요. 된장 담그기엔 전통 옹기가 더 적합해요.

도자기 항아리

도자기로 만든 항아리로,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가 많아요. 예쁘긴 한데 통기성이 거의 없어서 발효 식품 보관엔 적합하지 않아요. 된장 담그기엔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요.

된장 항아리 고르는 법

크기는 어떻게 정할까요?

처음 된장을 담근다면 너무 큰 항아리는 부담스러워요. 메주 1kg 기준으로 10~15리터 용량이면 충분해요. 나중에 익숙해지면 더 큰 것으로 늘려가는 게 좋아요.

항아리 크기는 보통 호수로 표시하는데, 1호가 가장 작고 숫자가 커질수록 용량이 커져요. 처음이라면 3~5호 정도가 적당해요.

좋은 항아리 확인하는 법

항아리를 살 때 이것만 확인하세요.

  • 두드려보기 – 손으로 두드렸을 때 맑은 소리가 나면 좋은 항아리예요. 둔탁한 소리가 나면 속에 기포나 균열이 있을 수 있어요
  • 균열 확인 – 겉면에 실금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세요. 작은 균열도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어요
  • 바닥 확인 – 바닥이 고르게 평평한지 확인하세요.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오래 두기가 불편해요
  • 냄새 확인 – 새 항아리는 흙 냄새가 나는 게 정상이에요. 이상한 냄새가 나면 피하는 게 좋아요

어디서 구입할까요?

재래시장 옹기 전문점이 가장 믿을 만해요. 직접 보고 두드려보고 살 수 있거든요. 온라인 구입도 가능하지만, 처음이라면 직접 보고 사는 걸 추천해요. 배송 중에 깨질 수도 있고, 실제로 보지 않으면 크기 가늠이 어렵거든요.

항아리 처음 사용 전 관리법

새 항아리는 바로 사용하면 안 돼요. 이 과정을 꼭 거쳐야 해요.

쌀뜨물로 길들이기

새 항아리는 쌀뜨물을 채워서 2~3일 두었다가 비워내요. 이 과정을 두세 번 반복하면 항아리 속 불순물이 빠져나가고, 발효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요. 쌀뜨물이 없으면 맑은 물로 여러 번 씻어도 돼요.

햇볕에 말리기

쌀뜨물로 길들인 후에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충분히 말려줘요. 완전히 건조된 후에 된장을 담아야 잡균이 생기지 않아요.

보관 장소

항아리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는 게 좋아요. 전통적으로 장독대를 남향으로 만든 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. 아파트 베란다라면 햇볕이 잘 드는 쪽에 두시면 돼요. 직사광선이 너무 강하면 한낮에만 살짝 가려주는 것도 방법이에요.

마치며

된장 항아리 고르는 법 – 처음 구입할 때 알아야 할 것들

항아리 하나 들이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, 알고 보니 꽤 신경 쓸 게 많더라고요. 그래도 제대로 알고 시작하니까 마음이 훨씬 든든해요. 좋은 항아리 하나 잘 골라두면 된장뿐 아니라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.

이번 주 토요일, 드디어 이 항아리에 된장을 담을 거예요.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지만, 일단 해보는 것 자체가 의미 있을 것 같아요. 실제로 담그는 과정은 3편에서 사진과 함께 나눠드릴게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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